우리에게 우정이란 무엇인가?
우리에게 우정이란 무엇인가?
영조 대 문인이었던 '동계' 조구명에게 친구란 '자기의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라고 했다. 박지원의 <열하일기>중에서 친구란 '무엇으로도 대처할수없는 유일하고 고유한 존재'라고 표현한다. 이 고유함은 두 사람이 같은 것을 나누어 온 세월에서 비롯된다.
우정은 동서고금을 통틀어 모든인간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이었다. 18세기 조선 지식인들 사이에 우정론이 유행했던 이유는 마테오 리치가 한문으로 저술한 <교우론>이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교우론>에서는 '나의 벗은 타인이 아니라 바로 나의 반쪽이니, 두번째의 나라고 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사실 <교우론>은 고대 로마의 정치가이자 철학자였던 키케로 (Marcus Tullius Cicero)의 <우정의 관하여>를 비롯한 여러 우정에 관한 서양의 금언들을 한문으로 옮겨서 정리 한 것이다.
동양의 우정론에 원형을 제공한 철학자 '공자'. 우정은 권위적이고 위계적인 관계가 아니라 수평적인 관계방식. 공자는 부자관계나 군신관계와 다른 수평적인 관계의 도덕에 대해 고민하고 성찰했다. 예를 들어 논어에 한 구절을 보면,
'자공이 벗에 대해 여쭙자, 선생께서 말씀하셨다. "진심으로 권고하여,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주라. 그렇게 할수 없으면, 그만 두어야 하니 자신을 모욕 되게 하지는 말아야한다.'
공자는 진심으로 충고하되, 친구가 듣지않으면 포기하고 자신을 지키라고 말한다. 진정한 우정은 자기를 보존하는데서 비롯된다고 이야기한다.
헌신하는 관계를 진정한 우정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공자에 따르면 친구를 위해 자신을 내던지는 일은 사실상 진정한 우정이 아닐 수있다. 지나친 개입과 간섭은 각자의 독자성을 깨고 수평적인 관계를 망친다.
유학은 관계속에서 개인에게 다양한 책임을 환기 시킴으로써 자기안에 차폐되지않고 외부로 개방하도록 요구하는 철학이다. 이 개방의 중심이 언제나 자기자신이다. 공자가 말하는 군자는 내면에 관심을 가지고 그 내면의 성숙으로 타자와 관계하는 존재이다.
공자에게 친구란 '도덕적 성장에 도움이 되는 존재' 내면적이고 인격적인 가치를 서로 제안하고 충고하며 이끌수 있어야 친구라고 할 수있다.
서양에서 우정을 윤리적 관계로 본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즐거움)이나 유용성때문에 친구가 된 사람들은 이득이 다하면 서로 헤어지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즐거움이나 유용성만으로 친구를 사귈 경우에는 나쁜 사람들이 서로 친할수도 있고 또 좋은사람이 나쁜사람과 친할 수 있다. (중략) 오직 선한 사람들만 진정한 친구가 될수있다. 왜냐하면 나쁜사람들은 서로 가까이 하여 어떤 이득을 얻을수없으면 상대방으로부터 기쁨을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우정은 덕이며 오직 선한 사람들사이에서만 생겨날 수있는 지혜의 참모습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는 차갑고 기계적인 분배와 조절에 그칠 수있는 '정의'를 포용하고 어느 순간 뛰어 넘을 수 있는 개념, 합리적 원칙으로 해결 할 수없는 사회적 관계를 인간에 대한 선의로 해결 하는 경우를 가리키며 우정은 정의를 보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스피노자는 자유인과 노예로 구분을 지었다. (자유인은 이성에 따르는, 자신이외에 어떤 사람도 따르지않고 오직 자신이 가장중요하다고 인식하는 것만을, 즉 자신이 가장 강하게 욕구하는 것만을 행하는 사람 / 노예는 정서또는 속견에 이끌리는 사람, 자신이 행하면서도 그것의 의지와 내용을 전혀 모르면서 행하는 사람. 자신의 정서를 조절하고 통제하는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운명에 자신을 맡기는 사람)
스피노자의 공동체 내부의 자유인은 다르다. 다른사람과의 교제를 통해 이성적이 되는 존재를 가리킨다. 그의 윤리학에서 "능동적인 인간, 즉 강한 인격의 사람은 다른 사람을 증오하거나 멸시하거나 조롱하지 않는다. 다만 이해 할 뿐이다. 또한 그들은 다른 사람들과 우정으로 연결되기에 힘쓰고 다른사람들을 돕는 것을 추구한다." 스피노자는 우정이 자유로운 개인이 공동체와 맺는 연대의 문제라는 것을 말한다.
현대의 프랑스 철학자 에마뉘엘 레비나스는 '주체나 자아를 중심으로 전개되어온 기존의 서양 철학을 반성하고자 한다.' 그에게 타인이란 '나(또 다른 나)로 포섭되거나 환원 될 수없는 무한하고 절대적인 '다름'이라는 것'
댓글
댓글 쓰기